문제의 숫자는 꼼꼼하게 읽었는데 ‘양수’라는 말은 지나쳤습니다. 그래도 답이 나왔으니 괜찮을까요?
어쩌다 그 문제에서는 맞을 수 있습니다. 하지만 조건을 보지 않고 외운 계산을 밀어붙였다면 다음 문제에서도 맞는다고 기대하기 어렵습니다. 오늘은 조건 하나를 빼보면서, 왜 그 말이 붙어 있었는지 확인해 보겠습니다.
큰 수를 제곱하면 언제나 더 클까요?
a > b이면 a² > b²일까요? 3과 2를 넣으면 9 > 4니까 맞습니다. 여기서 끝내면 위험합니다.
a=−1, b=−2를 넣어보세요. −1 > −2이지만 제곱하면 1 < 4입니다. 순서가 뒤집혔지요. 양수인 예시 하나에서 확인한 것을 모든 실수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습니다.
반면 a>b>0이라는 조건이 있다면 a²−b²=(a−b)(a+b)에서 두 인수가 모두 양수이므로 a²>b²를 설명할 수 있습니다. ‘양수’라는 말이 풀이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여기서 보입니다.
맞는 숫자를 몇 개 넣었다고 증명이 되지는 않습니다
0, 1, −1처럼 작은 수를 넣으면 잘못된 주장을 찾기 편합니다. 단, 문제에서 허용한 범위 안의 수를 골라야 합니다. 양수라는 조건을 달아놓은 주장에 −1을 넣고 틀렸다고 하면 반박이 되지 않습니다.
모든 실수에서 성립한다는 주장에는 반례 하나만 있어도 충분합니다. 반대로 몇 가지 숫자에서 맞았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실수에서 참임을 증명한 것은 아닙니다. 이 두 일을 구분해 주세요.
숫자를 넣어 확인하는 습관은 유용합니다. 다만 그것으로 무엇을 확인했고, 무엇까지는 아직 설명하지 못했는지 알아야 합니다.
오늘 풀었던 문제의 조건 하나만 바꿔보세요
양수를 실수로 바꾸거나, 서로 다른 두 수라는 조건을 빼보세요. 같은 풀이가 끝까지 되는지 봅니다. 안 된다면 처음으로 문제가 생기는 줄을 찾으세요. 그 줄이 원래 조건을 사용했던 자리입니다.
모든 조건을 반드시 한 번씩 표시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. 다른 풀이에서는 쓰이지 않는 조건도 있을 수 있습니다. 쓰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틀렸다고 판단하지 마세요. 왜 쓸 필요가 없었는지까지 설명하면 됩니다.
문제를 또 한 장 푸는 것보다, 이미 푼 문제 한 개에서 이런 질문을 해보는 시간이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. 풀이의 모양을 외웠는지, 그 풀이가 가능한 이유를 아는지 스스로 확인해 보세요. 음수로 나누는 경우는 부등호 방향을 바꾸는 이유와 연결해서 볼 수 있습니다.
오늘의 복습 기록은 ‘조건 중요!’가 아니라, 내가 어느 줄에서 어떤 조건을 썼는지로 남겨보세요. 학습 플래너에는 그 문제를 다시 설명해 볼 날짜를 적어두시면 됩니다.
